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햇빛의 띠 가운데 점 하나로 보이는 지구
보이저 1호가 40억 마일 밖에서 찍은 지구. 2020년 재처리판. NASA/JPL-Caltech

지구의 모든 해변을 덮은 모래알을 다 세어도 우주의 별에는 열 배 모자란다. 10년 만에 해체를 결정하는 팀의 이야기를 보다가, 딱 10년이 된 우리를 떠올렸다. 문어가 통증을 느끼는지 신중하게 미뤄두었던 질문에, 그 사이 쌓인 증거들이 조금씩 대답하기 시작했다. 숙의는 논의나 토론과 무엇이 다른가, 그 사소해 보이는 차이에 대표제를 향한 더 근원적인 비판이 들어 있다. 그림을 그린 그림이 있었고, 그 안에서 미술관이 태어나는 장면을 볼 수 있다. 한국과 일본을 한 해 1,200만 명이 오가는데, 서로의 말을 조금 아는 일이 무엇을 바꾸는지 묻는 사람이 도쿄에 있다. 우리가 잃었다고 여기는 주의력과 하루 종일 화면에 붙들려 있는 주의력은 같은 것이 아니다. 미래는 취소되었다고 이 선언은 말하고, 그러니 미래를 다시 열어젖히자고 말한다.

과학독점공개

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―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

손안에 든 모래가 몇 알인지도 말하기 어려운데, 지구의 모든 해변을 덮은 모래는 10해 알이다. 우주의 별은 그 열 배다. 칼 세이건은 이 규모를 상상의 우주선에 태워 독자에게 건넨다. 그리고 그 항해가 끝나는 자리에서, 대항해시대의 어두운 이면이 우주 탐사에 그대로 겹쳐 있다는 물음이 시작된다.

박초월2026. 7. 30.
편지

뉴스레터 말고 그냥 편지 ― 지난 시간을 잘 갈무리하는 것에 대하여

10년 안에 성공하지 못하면 해체하기로 한 콩트 팀이 결국 각자의 길을 간다. 응원하면서도 마음이 싱숭생숭했던 건, 마침 이김도 10년을 맞았기 때문이다. 정리할 용기가 없어서 이러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과, 그럼에도 계속 만들고 싶은 것에 대하여.

미선, 송찬, 마로2025. 12. 10.
과학에세이번역

2026년 『아더 마인즈』 후기

2016년에는 판단을 미뤄야 했던 것들이 있다. 문어가 통증을 느끼는가, 곤충은 어떤가. 그 사이 여러 연구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기 시작했고, 저자가 십 년 가까이 드나든 호주의 문어 군집 옥토폴리스는 이유를 알 수 없이 조용해졌다. 개정판에 부친 한국 독자를 위한 후기.

피터 고프리스미스2026. 2. 16.
사회독점공개번역

“딜리버레이션”의 의미

숙의는 논의나 토론과 같은 말인데 조금 더 진지한 것일 뿐일까.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. 수상공선제가 강한 리더 한 사람으로 교착을 뚫으려 했다면, 숙의는 대립 그 자체에 손을 댄다. 그래서 이론적으로 끝까지 밀고 가면 전원이 참여하는 논의, 곧 직접민주제를 향한다.

하야카와 마코토2026. 7. 30.
예술에세이번역

그림 속의 그림 ― 호기심의 방에서 갤러리 회화로

17세기 안트베르펜에서 그림을 그린 그림이라는 장르가 생겨났다. 처음에는 수집가의 방을 담았고, 나중에는 점점 공개되어 가는 소장품을 기록했다. 그 화면 안에서 미술관이 태어나고 관람객이 불어나는 과정이 보인다. 발터 벤야민이 백 년 뒤에 던질 질문이 이미 그 안에 있었다.

테아 애플바움 리히트2026. 7. 30.
인터뷰

일본 유일의 한국어 공부책 출판사 ― 하나출판사 대표 배정렬

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『한국어 저널』을 창간한 편집자가 독립해 만든 출판사 HANA는, 일본에서 사실상 유일한 한국어 교재 전문 출판사다. 혐한 분위기에 서점 매대가 줄어들 때 그는 방향을 바꾸는 대신 학습 잡지를 새로 창간했다. 유유의 사공영 편집자가 도쿄에서 그를 만났다.

사공영2026. 7. 30.
철학에세이번역

사이버네틱 주의력 ― 우리가 지켜보는 법을 배운 기계들이 우리를 굽어본다

화성에서 온 인류학자라면 우리의 불평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. 하루 종일 작은 유리판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주의력이 어떻게 문제라는 말인가. 20세기 초 미군은 조종사의 집중력을 재려고 ‘추적 검사’라는 장치를 만들었고, 그 계보는 광고와 시선 추적을 거쳐 오늘의 주의력 경제로 이어진다. 그러나 읽기도 주의를 기울이는 행위이고, 사랑도 그렇다.

D. 그레이엄 버넷2026. 7. 30.
사회번역

#가속하라 ― 가속주의 정치를 위한 선언

2013년에 나온 이 선언은 좌파의 무력함을 정면으로 겨눈다. 지역주의와 직접행동, 수평성에 머무는 ‘포크 정치’로는 비지역적이고 추상적이며 일상의 기반시설 깊숙이 뿌리내린 적을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. 자본주의가 풀어놓은 기술적 역량을 부수는 대신 목적을 바꿔 쓰자는 주장으로, 이후 십여 년간 가속주의 논의의 출발점이 되었다.

알렉스 윌리엄스, 닉 스르니체크2026. 7. 30.